마곡사

2009. 2. 7. 01:26사진

저번주 주말에 아버지와 같이 마곡사라는 곳을 갔다왔었습니다.
언제나 그렇지만 시간이 없어서 지금에서야 사진을 정리하게 되었습니다.

마곡사라는 절을 처음 들었는데 대전에서 대략 1시간 30분거리, 공주에서 약간 벗어난 곳에 있는 절입니다.
나들이 하기엔 약간 늦은 오후 3시에 마곡사 주차장을 도착했는데
주차장에는 몇대의 차와 관광버스 1대밖에 없는 비교적 한산한 분위기였습니다.
주차장에서 마곡사까지 걸어서 15분 거리인데 경사가 없는 산책로 수준이라 가는데는 별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마곡사라는 절이 생소한 절 이름이라 그냥 작은 절인 줄 알았는데
절 안내판에 적혀있는 마곡사는 충남, 대전지역 조계종 본사라고 합니다.
그래서 저의 예상과 달리 동학사, 갑사와 비교하면 마곡사의 절의 규모는 컷습니다.


마곡사 가운데 5층석탑이 있는데 탑 꼭대기에 다른 곳에서 본 석탑과 다른 특이한게 있었습니다.
저것의 정확한 이름은 기억이 안나고 마곡사가 고려시대 지어진 곳이라 원나라 티벳불교의 영향을 받았는데
탑꼭대기에 있는 저것이 그 티벳불교의 양식이라고 합니다.


티벳불교의 영향을 받아서 그런가
절입구의 사천왕도 언뜻 티벳불교 의식할 때 쓰는 가면의 모습과 비슷한 느낌이 들었는데
사천왕도 아마 그쪽의 영향을 받은 듯합니다. (순전히 개인생각)


5층석탑 뒤로 "광보전"이라는 불상을 모신 건물이 있고 광보전 뒤쪽에 있는 계단을 올라가면 2층의 건물로 된 대웅전이 있습니다
대웅전은 단청이 남아 있어서 화려하게 보였는데 광보전은 단청이 많이 배래어져있고 떨어져서 칙칙한 느낌이 물씬 풍겼습니다.
이렇게 단청이 심하게 손상이 되어있는데 왜 수리를 안하는지 궁금해서
스님에게 여쭈어보니 문화재이기 때문에 절 자체에서 수리는 못하고 문화재청에서 수리를 담당한다고 합니다.
문화재청에서는 되도록이면 있는 상태 그대로 놔둔다고 하네요.
단청을 다시 칠한다면 그 문화재는 옛날 것이 아니라 지금 것이 되버리니 그대로 놔두는 것이 좋을듯 하지만
회색으로 바래어진 광보전을 보니 왠지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마에는 다른절에도 보이는 용이 조각되어 있었는데 여기 마곡사의 용은 특이하게 물고기를 물고 있었습니다.
왜 물고기를 물고 있는지는 물어보지 못해서 의문점으로 남아 있습니다.


고려시대에 지어졌지만 임진왜란으로 소실되었다가 조선시대 숙종이 (대략 1700년대)다시 지었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절의 창살이 경복궁에서 봄직하게 화려하게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저런 창살을 문이나 창문에 적용해서 꾸미면 좋을거 같은데 .. 복잡해서 비싸겠죠;;;


예전에 지어진 다른 절의 건축물도 그렇지만 특히나 마곡사의 건물의 기둥을 보면 나무의 곡면을 그대로 살린 모습이 많았습니다. 위 사진과 같이 기둥을 반듯하게 깍지 않고 굴곡을 살려두거나, 나무의 옹이진 부분을 살려둔 기둥도 있고 기둥의 아랫부분은 굵은데 위로 올라갈 수록 가늘어지는 마름모꼴의 기둥도 있었습니다. 심지어 S라인 나무로 기둥을 만든 건물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기둥을 바치고 있는 주춧돌도 어디서 주워온 듯한 잡석같은 울퉁불퉁한 모습 그대로 두고 기둥을 떠받치고 있습니다.

광보전에서 멀지 않은 곳에 현대에 지어진 종각은 자로 잰듯이 반듯하고 매끈한 기둥으로 되어있고 유리같이 매끈하게 잘 다듬은 화강암으로 지어져있지만 종각보다는 광보전과 대웅전이 더 아름답게 보이는건 아마도 자연스러운면과 투박스러움에서 느껴지는 미가 아닐까 합니다.



p.s : 새벽 1시 30분에 글 다쓰고 저장할려다 실수로 글 날라가서 대좌절.. 그리고 다음날 다시 쓴 글입니다 OTL
p.s2 : 그날 55-200mm 망원렌즈만 들고가서 사진찍는데 화각이 좁아서 사진찍는데 답답하더군요.. 역시 여행엔 광각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